“비행기 많이 탔을 뿐인데…” 암 사망 위험 1·2위 직업, 승무원·조종사였다

비행기를 자주 타면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조금 더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에서 500개가 넘는 직업을 비교했더니 방사선과 관련된 암으로 사망한 비율이 가장 높았던 

직업이 항공 승무원, 그다음이 조종사였던 것입니다. 

연구는 2026년 8월 17일 JAMA Internal Medicine에 공개됐습니다.

숫자로 보면 더 눈에 들어옵니다.

항공 승무원 6.9%

조종사 6.7%

각 직업군 사망자 가운데 연구진이 분류한 ‘방사선 관련 암’으로 숨진 비율입니다. 

일반 노동인구에서는 약 5%였습니다.

비행기를 가끔 이용하는 승객의 이야기가 아니라, 수년간 높은 고도에서 반복적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의 ‘직업적 노출’에 관한 연구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무려 1,300만명 가까운 사망기록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미국 국가사망통계 자료에서 2020~2024년 약 1,300만명의 사망기록을 분석했습니다.

여기에는 약 1만4,000명의 조종사와 7,000명의 항공 승무원이 포함됐고, 총 503개 직업을 

비교했습니다.

분석 대상 암은 유방암,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갑상샘암, 전립샘암, 흑색종, 중추신경계암 등 방사선 노출과 관련성이 알려진 암들이었습니다.

그 결과 승무원과 조종사에서는 유방암·중추신경계암·전립샘암·흑색종 관련 사망이 통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조종사에서는 백혈병 사망도 더 높았습니다.


그런데 왜 하늘에서 방사선을 더 받을까?

이유는 우주방사선(cosmic radiation)입니다.

우주방사선은 우주와 태양 등에서 날아오는 전리방사선입니다.

지상에서는 지구의 대기가 상당 부분 막아주지만, 비행기가 올라가는 고도에서는 대기층이 

얇아지면서 노출량이 증가합니다. CDC도 고도가 높을수록, 비행시간이 길수록, 적도에서 

멀수록 방사선량이 증가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같은 비행이라도 북극에 가까운 장거리 노선처럼 높은 위도를 오래 비행하면 노출량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CDC 산하 NIOSH도 승무원들에게 장거리·고위도·극지방 노선이 

우주방사선 노출을 높일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항공 종사자는 1년에 얼마나 받을까?

이번 연구에서 소개된 항공 승무원의 연간 직업적 우주방사선 노출량은 대략 3~6mSv 수준입니다.

비교해보면 차이가 큽니다.

CDC 자료에 따르면 미국 동부에서 서부까지 편도 비행을 하면 약 0.035mSv의 우주방사선을 

받습니다.

연구진이 예로 든 미국 대륙횡단 노선 10회 왕복 승객의 연간 노출량은 약 0.4mSv 수준입니다. 

즉 항공 종사자는 같은 기준의 일반 여행객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높은 고도에서 보내기 때문에

 누적량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럼 비행기 자주 타는 일반 사람도 위험할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일반 승객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CDC는 일반적인 항공여행 중 받는 방사선량은 낮은 수준이며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합니다. 미국 동서부 편도 비행에서 받는 약 0.035mSv는 비교적 적은 양입니다.

따라서 휴가나 출장으로 1년에 몇 차례 비행기를 이용한다고 해서

“나도 암 위험이 크게 올라가는 것 아닌가?”

라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연구의 핵심 대상은 하루에도 여러 시간을 높은 고도에서 보내고, 그런 생활을 수년 또는 

수십 년간 반복하는 항공 승무원과 조종사입니다.


그런데 정말 우주방사선 때문에 암이 늘어난 걸까?

이 부분도 아직 확정할 수 없습니다.

연구 자체가 관찰연구이고, 개인별 실제 방사선 누적량을 측정한 연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구진 역시 이번 결과만으로

“우주방사선이 항공 승무원과 조종사의 암 사망을 직접 증가시켰다”

고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항공 종사자에게는 우주방사선 외에도 다른 요인이 있습니다.

밤샘 근무

시차를 반복적으로 넘나드는 생활

수면 부족

생체리듬 교란

그리고 조종사의 경우 조종석을 통과하는 자외선 노출도 가능한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JAMA의 

동반 논평 역시 이러한 노출들이 함께 작용할 가능성을 짚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지상 항공 종사자’는 달랐다는 점

연구에서는 지상에서 일하는 항공기 정비사와 항공기 조립 근로자도 비교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서는 승무원과 조종사처럼 방사선 관련 암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가 우주방사선과 암 사망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진과 논평진이 

‘높은 고도에서의 직업적 노출’을 더 주목하게 만든 부분입니다.


사실 항공 종사자의 우주방사선 문제는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CDC 산하 NIOSH는 이미 항공 승무원과 조종사를 우주 전리방사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직업군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NIOSH는 우주방사선이 전리방사선의 일종이며, 국제암연구소(IARC)가 전리방사선을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안내합니다.

또 항공 승무원 중 임신한 경우에는 우주방사선 노출과 관련해 별도의 주의사항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즉 이번 연구는 전혀 새로운 위험요인을 발견했다기보다, 그동안 제기돼온 직업적 노출 문제가 

대규모 사망자료에서도 관찰됐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승무원·조종사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번 연구만으로 모든 승무원에게 특별한 암 검사를 추가해야 한다는 공식 지침이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동반 논평에서는 항공 종사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이 암 관련 증상을 평가할 때 직업적 노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제안이 나왔습니다.

NIOSH는 노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가능한 경우 매우 긴 비행, 고위도 노선, 극지방을 지나는 

비행시간을 줄이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FAA의 CARI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개별 항공편의 우주방사선량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근무노선 선택은 직업·근무환경에 따라 제한될 수 있으므로 개인이 모든 노출을 

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1위와 2위’

방사선을 다루는 직업이라고 하면 흔히 원자력 관련 종사자나 방사선 의료 종사자를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이번 503개 직업 비교에서는 항공 승무원이 1위, 조종사가 2위였습니다.

우리가 평소 비행기를 떠올릴 때는

여행

출장

빠른 이동

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일 그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높은 고도는 하나의 직업환경입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는 그 직업환경에 우주방사선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노출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주목하게 만들었습니다.

비행기 한두 번이 문제라는 뜻이 아닙니다. 높은 고도에서 수년간 반복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누적 노출을 더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일반 승객에게 공포를 주는 뉴스라기보다 항공 종사자의 직업건강과 

방사선 관리 기준을 다시 논의하게 만드는 연구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이상의 글이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이번 연구는 항공 승무원·조종사에게서 특정 암 사망 

비율이 높게 관찰됐다는 결과이지, 우주방사선이 직접 원인이라는 사실을 확정한 연구는 아닙니다. 

또한 일반 승객이 받는 항공여행 방사선량은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으므로, 개인의 비행 

횟수만으로 암 위험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상 우려가 있거나 

항공업에 장기간 종사한다면 자신의 근무노선·누적 비행시간과 건강 상태를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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